세계 최대 규모의 음원 관리 회사 Gracenote에 따르면 현재 2억 개 이상의 곡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등록되지 않은 곡들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많을 것이고 지금 이 순간에도 무수히 많은 새로운 곡들이 발매되고 있겠지요.
이 수많은 곡들은 저마다의 사운드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다양한 음악 장르와 그 장르 안에서 세분화 되는 스타일들에 따라 사운드가 나뉘어질 것이고 같은 스타일 안에서도 아티스트에 따라 조금씩 사운드가 다를 것입니다.

우리가 듣는 음악의 대부분은 프로듀서와 아티스트의 음악적 아이디어를 믹싱 엔지니어가 사운드로 구현하고 마스터링 엔지니어가 최종적으로 다듬어 완성된 것입니다. 음악 프로덕션에는 많은 과정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믹싱이 음악을 가장 극적으로 바꿔 줄 수 있는 과정입니다.

믹싱은 말 그대로 여러 악기와 보컬 트랙들을 조화롭게 잘 섞어 하나의 음악으로 만드는 작업입니다. 말은 쉽지만 잘 섞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지요. 각 소스 간의 볼륨 밸런스, 주파수 밸런스, 다이나믹 레인지 등 많은 부분들을 알맞게 제어해야 조화로운 소리가 날 것입니다. 믹싱에서 여러 가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확하게 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소리는 공기를 매개체로 우리 귀까지 전달되어 고막을 통해 증폭 됩니다. 그리고 달팽이관을 두 부분으로 나누고 있는 기저막에 연결된 유모세포 말초신경이 진동을 감지해서 뇌에 전달해주는 것입니다. 소리의 높낮이는 기저막의 어떤 부위를 자극했느냐로 구별하게 됩니다.
그런데 사람은 같은 크기의 소리라도 높낮이에 따라 다른 크기로 인식합니다. 예를 들면 1kHz 사인파와 100Hz 사인파를 똑같은 레벨로 재생했을 때 사람은 1kHz 사인파의 레벨이 훨씬 크다고 느낍니다. 이러한 인간의 청감 특성을 실험해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 등청감곡선입니다.

등청감곡선에 따르면 비교적 주파수 간의 음량 차가 적은 소리크기는 83~85dBSPL 정도라고 합니다.
믹싱을 할 때 필수적으로 해야하는 작업 중 하나는 레조넌스를정리하는 작업입니다. 여기서 레조넌스는 악기나 목소리가 공명하면서 만들어내는 배음 중 다른 주파수들에 비해 에너지가 커 귀를 불편하게 하는 소리를 말합니다. 저역, 중역, 고역 어디에서든 나타날 수 있죠. 이 레조넌스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주파수 간의 음량 왜곡이 적은 일정한 음량으로 정확하게 모니터해야 할 것입니다. 요즘은 스마트폰으도 dBSPL 측정 어플을 통해 모니터링 레벨을 간단하게 측정해볼 수 있죠.

레조넌스를 정리하는 것에도 정답은 없습니다. 사람마다 청감 특성이 조금씩 다를 수 있고 추구하는 사운드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보컬의 200Hz~300Hz 대역에서 발생하는 레조넌스를 싹 정리해 깔끔하게 들리길 원할 수 있고 다른 누군가는 살짝만 정리해서 너무 가볍지 않게 들리길 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부분에서 믹싱 엔지니어와 클라이언트 간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좋은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현재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디지털 리버브는 크게 두 가지, 알고리즘 리버브와 컨벌루션 리버브(샘플링 리버브)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알고리즘 리버브는 자연 상에서 발생되는 울림들을 모방해서 프로그래밍 한 것입니다. 컨벌루션 리버브는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의 울림을 임펄스 응답 데이터를 통해 재현하는 리버브입니다.

일반적으로 음악 작업을 할 때 더 많이 접하게 되는 리버브는 알고리즘 리버브일 것입니다. 이 알고리즘 리버브가 제공하는 다양한 파라미터를 조절해 자연스러운 공간감을 만들려면 음악의 템포, 장르를 고려해서 각 구절에 따라 적절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리버브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파라미터는 리버브 타임 (디케이 타임)일 텐데요. 실제적인 잔향의 길이를 결정하는 파라미터입니다. 내가 만드는 음악과 알맞은 잔향의 길이를 정하기가 어렵다면 계산을 통해 기준을 먼저 잡아 볼 수도 있습니다. BPM(Beat Per Minute)은 1분당 한 박의 개수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예를 들어 4분의 4박자의 속도가 120BPM인 곡의 한 박 길이를 얻어내려면 1분을 밀리 세컨드 단위로 바꾼 60000을 120으로 나누면 되죠. 그럼 500ms가 한 박의 길이가 됩니다. 긴 리버브가 필요하다면 한 마디의 길이인 2000ms를 기준으로 잡고 늘리거나 줄이면서 적당한 값을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알고리즘 리버브에는 Hall, Plate, Room, Chamber 등 여러 가지 타입들이 존재합니다. 보통 한 가지 타입만 쓰지 않고 여러 타입들을 섞어 쓰는 경우가 많죠. 
일반적으로 긴 잔향이 필요할 때 콘서트홀이나 공연장의 리버브를 재현한 Hall 타입을 사용합니다. Plate 리버브는 원래 커다란 금속판을 진동시켜 픽업으로 그 진동을 얻는 아날로그 리버브 입니다. 금속판을 울리는 리버브라 비교적 밝은 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짧은 길이로 Hall 타입과 블렌딩 하여 사용하기 좋고 인서트로 바로 걸어 밀도 높은 울림을 만들어내기도 좋은 타입입니다. Room타입은 Hall보다 작은 공간, 스튜디오와 같은 공간을 재현한 리버브입니다. 길고 큰 울림보다는 자연스러운 룸 잔향을 표현하기 좋죠. Chamber 리버브는 다양한 반사체가 설치된 한 공간에 스피커와 마이크를 놓고 음악을 재생하여 잔향이 더해진 것을 마이크로 수음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길이가 길진 않지만 불규칙하고 독특한 질감을 만들기 좋은 리버브 타입입니다.
한 가지 타입만 사용하기 보다는 여러 타입들을 상황에 맞게 적절히 섞어 사용하면 보다 자연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리버브를 사용하기 전에는 먼저 Send Return으로 처리할지 트랙의 인서트에 직접 걸어 처리할지 선택해야 합니다. 리턴 트랙에 걸린 리버브를 통해 병렬로 처리하느냐 인서트로 걸어 직렬로 처리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 질 수 있습니다. 보통 리버브와 같은 공간계 이펙팅은 Send Return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원음은 그대로 나가게 하면서 이펙팅이 된 소리가 더해져 나가게 하는 방법입니다. 여러 트랙에 동일한 설정의 리버브를 Send 양만 조절 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인서트로 처리 하면 리버브 이펙터의 믹스 노브로 원음 과 이펙팅이 된 소리의 비율을 조절 할 수 있습니다. 개별 트랙에 특정한 효과를 깊게 주고 싶을 때는 인서트로 처리하는 편이 좋습니다.
리버브 처리 이후에는 반드시 주파수 정리를 해주어야 합니다. 리버브 안에 내장된 필터로 해결이 안 된다면 리버브 뒤에 이큐를 걸어 뭉치는 대역을 정리해줄 수 있습니다. 인서트에 걸린 리버브 뒤에는 미드/사이드를 나누어 처리할 수 있는 이큐를 걸어야겠지요. 고역이 너무 날카롭게 들리지 않게 정리해주고 저역에서 웅웅거리는 대역을 줄여주면 리버브가 전체 믹스를 망가뜨리는 것을 방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리버브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들을 정리해봤습니다. 도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소리의 3요소는 음량, 음고, 음색입니다. 세 요소 모두 중요하지만 우리가 좋은 소리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음색일 것입니다. 그러나 음색만큼 주관적인 것이 없죠. 음고와 음량은 1차원적으로 판단할 수 있고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음색은 객관적인 수치로 나타낼 수 있는 단위가 존재하지 않죠. 음색은 음량과 음고에 비해 굉장히 다차원적인 요소입니다.

음색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은 배음의 분포입니다. 요즘은 배음이 없는 사인파를 사용해 서브베이스를 만들거나 멜로디 악기를 만들기도 하지만 음악을 만들 때 사용되는 소리는 대부분 배음이 있는 합성음입니다. 배음은 어떤 소리의 기본음 주파수(기음) 위로 쌓여지는 주파수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기본음이 100Hz이면 2배음은 200Hz, 3배음은 300Hz가 됩니다. 일반적인 악기나 사람 목소리는 정수배만 가지지 않고 비정수배의 음들도 가집니다. 신디사이저에서 발생되는 톱니파, 사각파, 삼각파는 정수배만 발생되기 때문에 어쿠스틱 악기나 목소리보다는 단순하게 들리는 것이죠. 배음이 많은 소리일수록 풍부하다고 느낍니다. 배음의 분포를 막대 그래프로 나타낸 것을 스펙트럼이라고 합니다. 이 스펙트럼이 소리의 파형을 결정하게 됩니다.

음색에 영향을 주는 또 다른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포만트 영역입니다. 기본음 주파수에 관계없이, 즉 어떤 음고로 소리를 내든 특정 영역 배음들의 진폭이 크다면 그 영역이 포만트 영역이 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악기로 100Hz음을 연주 할 때나 400Hz음을 연주 할 때나 똑같이 1000~1200Hz 의 주파수들이 크다면 1000~1200Hz가 그 악기의 포만트 영역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이 포만트 영역이 우리가 악기소리, 목소리를 구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음색을 구분할 수 있게 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은 엔벨로프(진폭변화곡선)입니다. 소리가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끝나느냐에 따라 음색이 다르게 들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 악기 지속음의 첫 부분과 끝부분을 자르고 지속되는 부분의 소리만 들으면 무슨 악기소린지 구분하기가 어렵게 됩니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어 음색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스펙트럼, 포만트 영역, 엔벨로프의 모양이 비슷하다면 우리는 같은 악기 소리로 인식합니다. 예를 들어 바이올린을 처음 연주하는 아이가 낸 바이올린 소리와 프로 연주자가 낸 바이올린 소리를 우리는 똑같이 바이올린 소리라고 인식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프로 연주자가 내는 바이올린 소리를 더 듣기 좋다고 느낄 것입니다. 어떤 힘을 가했느냐, 음정을 얼마나 정확하게 짚었느냐, 어떤 속도로 활을 켰느냐에 따라 음색을 결정짓는 요인들이 조금씩 달라질 것입니다.

음악 프로덕션 과정에서도 이러한 요인들을 잘 생각해보면 좋은 소리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녹음부터 믹싱, 마스터링까지 소리의 음색이 바뀔 수 있는 변수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녹음할 때는 우선 연주자의 실력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겠죠. 악기든 목소리든 얼마나 풍부하게 소리를 잘 내느냐 그리고 그 소리를 그대로 잘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이크, 음량을 키우면서 듣기 좋게 배음을 추가시켜주는 프리앰프 등의 장비의 성능도 중요한 요인이 될 것입니다.

믹싱, 마스터링에서는 EQ, 컴프레서, 새츄레이터, 리미터 등 다양한 프로세서들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런 프로세스들이 모두 음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죠. EQ로 레조넌스를 정리하고 컴프레서가 피크를 정리하면서 스펙트럼과 엔벨로프가 변한다면 음색이 오리지날 소스의 것과는 당연히 달라질 것입니다. 그러나 이 변화가 과연 좋은 방향으로의 변화인가를 항상 점검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원치 않는 변화를 보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체인을 구성하는 것이 좋겠죠. 예를 들어 EQ로 듣기 싫은 소리를 정리한 뒤 다이나믹을 정리하기 위해 컴프레서를 썼더니 고역대가 의도치 않게 강조 되었다면 다시 EQ로 돌아가 값을 조정하거나 컴프레서 뒤에 다른 성향의 EQ 하나를 더 걸어 고역을 살짝 내려줄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프로세스든 듣기 좋은 소리, 다른 악기들과 잘 어우러지는 소리가 목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프로세스를 거쳐 소리가 바뀌었다고 무조건 소리가 더 나아지기만 하는 것은 아닐 것 입니다.

 

우리가 듣는 음악의 레벨은 모두 제각각입니다. 대부분 마스터링을 통해 디지털 상에서의 최대 크기인 0dBFS까지 키워진 음원들이지만 실제로 느끼는 라우드니스 레벨은 곡마다 다르죠.
사람은 일반적으로 고역대가 풍부한 음악을 그렇지 않은 음악보다 크게 느낍니다. 고음을 더 예민하게 느끼는 청각적 특성 때문입니다. 하지만 고역이 너무 강조되어 있는 음악은 시끄럽게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전 대역에 소리가 고르게 분포되어 있으면 음악의 라우드니스는 자연스럽게 커집니다.

마스터링에서 최종적으로 음압을 키우지만 사실 음악의 실제적인 라우드니스는 믹싱에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더 깊게 생각해보면 편곡에서 이미 결정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어떤 악기구성을 쓰고 음악적으로 어떻게 듣기 좋게 채우느냐에 따라 음악의 에너지가 달라지게 됩니다.

어느 한 대역에 치우치지 않고 잘 구성된 음악은 마스터링 과정에서 최소한의 왜곡으로 음압을 키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믹스 밸런스가 좋지 않다면 목표로 하는 음압까지 키우기 위해서 여러 프로세싱과 리밸런싱이 어쩔 수 없이 이루어져 의도치 않은 사운드로 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밸런스가 바뀌는 걸 원하지 않는다면 음압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타협을 해야겠지요. 믹스가 아주 잘 된 음원이라면 사실 플레이어에서 볼륨을 키워 듣는 것이 베스트겠지만 발매를 목적으로 하는 음원이라면 마스터링을 안할 수는 없겠지요.

현재 음원의 라우드니스를 측정하는 단위로는 LUFS(Loudness Units relative to Full Scale)가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LUFS는 한 곡의 평균적인 라우드니스를 인간의 청감 특성을 고려해 계산하는 단위입니다.
마스터링을 할 때 LUFS 미터를 통해 레벨을 체크할 수 있는데 이 때 함정을 조심해야 합니다. 우리가 잘 듣지 못하는 가청주파수 한계에 가까운 대역도 포함해 레벨을 측정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킥드럼이나 서브베이스만 잔뜩 키워 놓은 음악도 수치상으로는 크게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역만 강조되어 있는 음악은 실제로 듣기에는 작게 들릴 수 있는 것이죠.

LUFS미터도 보조지표일뿐이고 귀로 알맞은 사운드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우리 귀도 끊임없이 의심해야합니다. 외부환경, 심리적 요인에 의해 쉽게 판단이 흐려질 수 있기 때문에 레퍼런스 곡과 비교한다거나 다양한 모니터 환경에서 비교청취 하는 등의 교차 검증을 하면 좀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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